국제

초베스트셀러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앵커]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 소설, 이렇게 말하면 부도덕한 내용이 떠오릅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책이 영어권에서 공전의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책에 등장하는 물건들이 실제 제작돼 팔리는 현상도 생겼습니다. 도대체 어떤 책일까요.

이호진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 모든 환상이 내 앞에 펼쳐져 요리를 하면서도 읽을 수 있지.”

지난해 선보였는데 영어권에서만 3,100만 부가 팔렸습니다. 미국에서만 2천만 부가 넘게 팔렸고, 작가의 고향 영국에선 ‘해리포터’ 기록도 깼습니다.

인터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뮤지컬 제작자
“지하철을 탔는데 10대 소녀부터 할머니까지 모든 여자가그 책을 읽는 걸 보고 뮤지컬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죠.”

책 내용은 순진한 여대생 아나스타샤와 젊고 잘생긴 사업가 그레이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채찍, 쇠사슬, 수갑 등을 사용하는 변태적 성행위가 적나라하게 등장합니다.

[인터뷰] 로리 파버 / 독자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디즈니 로맨스에요. 우리 모두는 사랑을 원하고 백마 탄 왕자가 찾아오길 바라죠.”

중년 여성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잊고 있던 로맨스, 판타지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 책 때문에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는 사람도 있죠.

[인터뷰] 독자
"결혼한 지 20년이 됐어요. 3명의 아이들이 있고요. 그런데 지금은 달라요. 확실히 좀 더 열정적이 됐어요."

책이 불티나게 팔리자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등장했습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건 말도 안돼! 책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너무 충격적이라 못 보겠어. 제발 누가 이게 어떻게 말이 되는지 설명 좀 해 줘.”

한 라디오 DJ는 주부들이 책에 빠져 가정이 엉망이 됐다며 불매운동을 벌였습니다. 책을 사모아 불태우는 퍼포먼스도 열었습니다.

[인터뷰] 차드 저먹 / 라디오 방송 DJ
"이 책 때문에 남편들이 살 수가 없어요. 아내들이 이 책에 완전히 빠져 헤어나지 못해
남편들은 독수공방 중 입니다."

작가는 방송국 직원으로 10대 아들 둘을 키우던 E.L 제임스. 그녀는 세계적 히트작 ‘트와일라잇’의 주인공을 모델로 팬의 입장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팬 픽션입니다.

[인터뷰] E.L. 제임스 / 작가
"(언제 글을 쓰고 어떻게 쓰나요?) 출근하는 길에 글을 썼어요. (정말요?) 네, 제 블랙베리 핸드폰으로요. (블랙베리로 글을 썼다고요?) 네, 그리고 컴퓨터로 전송했죠."

선정적인 내용 때문에 따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소설을 연재했고, 야한 소설이라 전자책으로 내놨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 킨들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리는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웁니다.

전자책 덕분에 눈치보지 않고 야한 소설을 사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얼마후 대형 출판사가 백만 달러를 주고 판권을 사들여 종이책을 냈습니다. 전자책이 히트해 종이책으로 나오는 보기드문 기록도 세운 겁니다.

영화사에서 500만 달러를 주고 판권을 사서, 이제 영화도 만들어집니다. 제임스는 각종 부수입을 제외하고도 매주 11억원 정도씩 벌면서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아무도 내가 이 책을 좋아한다는 걸 모르길 기도하지. 제발 내가 이 책을 읽는 모습을 사람들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알아, 내가 창피해야 한다는 걸, 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어.”

팬들은 상처받은 남자가 구원받고, 여자도 상대방을 위해 변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주장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랑이야기인지, 돈과 섹스로 여성의 환상을 충족시키는 소설인지는 독자가 각자 판단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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